컨설팅 이슈 - 열심히 공부하는데 성적이 오르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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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SGE교육연구소 컨설턴트 김준 팀장입니다.
오늘의 컨설팅 이슈는 공부에 매진하고 노력한다고 하지만 성적이 잘 오르지 않는 학생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정기적으로 컨설팅을 진행하는 학생 중에서 내신 성적 문제 때문에 정시로 돌려 수능을 준비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을 시작하는 경우가 종종 보입니다. 이러한 학생들과 상담하면 ‘자신은 노력한다고 하는데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상담에서 몇 가지 질문을 통해 학업 습관을 살펴보면 대부분 같은 답이 나옵니다. 특히, 열이면 열 희망 진로가 불분명합니다.
이 학생들 대부분은 성적이 오를 만큼의 노력을 하지 않았습니다. 학생들이 말하는 ‘저는 노력하는데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에서의 노력은 철저히 자기 기준에서의 노력입니다. 노력해본 경험이 없다 보니 이전보다 조금만 더 공부해도 노력한다고 말합니다. 2시간 하던 자습을 3시간 하는 경우, 낮잠을 1~2시간 잤었는데 이제 30분만 자는 경우, 휴대폰은 항상 들고 다녔는데, 자습 시간에는 가능한 보지 않으려 하는 경우. 이 모든 경우를 노력했다고 말합니다.
물론, 엄밀히 따지면 개개인은 노력하고 있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 해야 하는 절대적인 노력의 크기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 해야 하는 노력의 양이 적지는 않겠지만 결코 못 할 만큼 크지도 않은데 말이죠.
공부를 포함하여 무언가를 잘하고 못하고를 주제로 이야기하면 항상 언급되는 것으로 ‘재능과 노력’이 있습니다. ‘공부’ 자체를 논하라고 하면 저도 학문으로서 공부를 한 경험이 부족하여 무어라 말하기 어렵겠습니다. 하지만, 그냥 공부가 아니라 ‘입시를 위한 공부’에서는 단호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좋은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재능과 노력이 필요할까요? 저는 재능과 노력 1:9라고 생각합니다. 최소한의 이해력만 갖추고 있다면 나머지는 노력이 모두 커버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재능이 더 뛰어나면 덜 노력해도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겠지만 뛰어난 재능이 필수적인 것은 결코 아닙니다.
실제 학생들과의 상담 이야기를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저는 학생들과 컨설팅을 시작하면 처음 1~2달은 학생들과 가능한 많은 대화를 나눕니다. 진로, 학업, 입시 전반에 관해 대화하면서 학생의 반응을 유심히 살피며 성향을 파악하고 가끔 난이도 있는 주제를 던져보며 사고력 등을 파악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씁니다. 이렇게 학생들을 살펴보았을 때, 정말 기본적인 사고력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학생들은 10명 중 1명도 보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성적이 잘 나오는 학생은 열에 한 둘입니다. 왜 그럴까요?
학생과 성적 문제에 대해 상담을 진행하면 저는 이렇게 말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쌤이 다양한 학생들과 컨설팅을 하면서 여러 주제에 관해 이야기를 해보잖아? 그런 경험에 비춰봐도 너랑 이야기할 때 보면 너는 전혀 머리가 나쁘다거나 하는 편이 아니야. 재능의 문제가 아니라는거야. 최소한 지금 같이 대입을 위해 경쟁하고 있는 친구 중에서는 너는 결코 재능에서 부족함이 없어. 공부하는 재능이 다르다? 하는 그런 친구들은 이미 영재고나 다른 세상에 가 있어. 그럼 뭐가 문제인 걸까?’
그럼 학생들은 말합니다. ‘그만큼 제가 열심히 하지 않은거겠죠.’
저는 다시 묻습니다. ‘아까는 열심히 했다고 이야기했잖아? 아니야? 그것봐.. 너도 알고 있는거야. 너 스스로 가슴에 손을 얹고 정말 나 죽을 만큼 노력했다고 말할 수 있어?’
학생들 백에 아흔아홉은 그만큼 하지 않았다고 답합니다. 학생들 스스로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하지 않았다는 것을.
그러면 더 할 수 있음에도 왜 더 하지 않는, 아니 못하는 것일까요?
다음번에 더욱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고자 계획하고 있는 내용이 있는데, 먼저 간단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몇 년 전, 고등학교 학생들의 성적 데이터 40만여 개를 토대로 성적 변화에 대해 분석하였습니다. 간단하게 인용하면 전체의 90%의 학생들은 고등학교 1학년 성적에서 고3까지 변화가 없었고 단, 5%의 학생들만이 1.5등급 이상 성적이 올랐습니다. 이렇게 성적을 올린 5%의 학생 중 절반 이상은 2등급 대까지 그러니까 소위 상위권이라고 불릴 수 있을 만큼 성적을 올렸습니다. 이 학생들은 어떻게 노력할 수 있었을까요?
성적 상승을 이룬 학생 전체의 70% 이상은 본인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 공부했다고 답합니다. 뚜렷한 목표가 있기에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죠. 다시 말해, 스스로를 노력하게 하고 성적을 올리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목표를 가지는 것입니다. (여기서의 목표는 성적 상승이 아니라 장래 희망 등 성적 상승 이후의 단계가 되어야 합니다) 물론 목표가 있다고 해서 누구나 그만큼 노력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성적을 올린다고 목표를 이룬다는 보장은 누구도 해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이렇게 하면 성적이 오르겠지? 노력하면 목표 달성이 가까워지는 것이 맞겠지? 등의 끝없는 고민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게 하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닌 ‘성취감’입니다.
실제 성적이 상승한 학생 중 70%는 성적 목표를 세우면 달성했다고 합니다. 이 말은 두 가지를 의미합니다. 그만큼 노력했으며, 현실적으로 목표를 세웠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단계는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거쳐갈 중간 단계를 구분하여 당장에도 실현 가능한 현실적인 수준의 작은 목표들을 만드는 것입니다. 실현 가능한 작은 성적 목표를 수립하고 달성함으로써 성취감을 얻고 내가 할 수 있다. 나도 할 수 있구나. 하는 자신감을 얻게 해줄 뿐만 아니라 작은 성적 목표 하나하나를 달성함으로써 최종 목표에도 차근차근 다가가는 일이 될테니까요.
중, 고등학생이 아닌 자녀들에게도 비슷한 맥락으로 무언가를 시도하고 ‘성공하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제가 강의를 하면서 본 학생 중에서는 선생님의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학생들도 꽤 많았습니다. 성적도 그렇지만 선생님의 인정도 학생의 기준에서는 자신의 성취를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는 사실에서 부모님의 관심과 부모님의 인정, 칭찬도 성취감을 얻는 기준이 될 것입니다.
오늘의 컨설팅 이슈를 정리하면 학생들이 성적이 오르지 않는 이유는 그만큼 노력하지 않아서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렇게 노력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만큼 노력해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해서, ‘왜’ 노력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기에 이 목표를 세우는 것이 성적 상승의 첫 번째 단계입니다. 그리고 노력의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끼고 더욱 노력의 강도를 높여나갈 수 있도록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는 경험을 쌓는 것이 두 번째 단계입니다. 이 단계를 통해 스스로 공부하고 성취해내는 학생이 만들어집니다. 이런 과정은 물론 쉽지 않습니다. 달성 가능한 작은 목표를 수립하는 것부터 처음에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경우에는 주변 선생님들의 조언을 구하거나 전문가에게 컨설팅을 받아 학생의 변화를 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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